안전성 등의 우려로 반드시 의사의 판단에 따라 처방을 받아야 하는 위고비, 삭센다 등 비만 치료제가 온라인상에서 불법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4일까지 단속을 실시한 결과, 비만치료제를 불법으로 판매하거나 광고하는 온라인 게시물 359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주요 적발 내용은 온라인 판매 사이트를 소개하는 게시물 234건 (65.2%), 온라인 거래를 위해 1대1 채팅 계정을 안내하는 게시물 63건(17.5%) 등이었다. 매체 경로는 카페, 블로그 184건(51.3%), 온라인 게시판 81건(22.6%), sns 32건(8.9%) 등의 순서로 집계됐다.

이 중 위고비 적발 사례는 57건으로 전체 16%를 차지했으며, 삭센다는 93건으로 26%를 차지했다. 두 제품은 글루카곤 유사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로, 이번 불법 판매 적발의 42%를 차지했다. 

위고비는 지난달 15일부터 국내에서 정식 판매됐다. 해외 유명 인사들의 체중 감량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지면서 출시 전부터 예약이 밀릴 정도로 관심을 끌었지만, 무분별한 처방 및 온라인 불법 판매로 인한 오남용·부작용의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위고비, 체중 감량에 뛰어난 효과 보여 주목
위고비는 주 성분인 글루카곤 유사펩타이드(glp-1) 유사체 계열 약물로, 뇌의 시상하부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증진시켜 체중 감량에 뛰어난 효과를 보이면서 비만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임상 실험에 따르면 위고비를 68주 동안 투여할 경우 약 15%의 체중이 감소되는 효과를 보였는데, 이는 기존 비만 치료제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 밖에도 심혈관질환 개선 및 각종 대사 질환과 치매 등에도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처방 기준 있지만...무분별한 처방·불법 판매 기승
위고비는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 의약품으로 bmi(체질량 지수) 30 이상인 비만의 경우, bmi 27 이상이면서 비만 관련 동반 질환(당뇨병 전단계, 제2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등)이 있는 경우에만 처방이 가능하다. 

문제는 위고비가 비만치료제임에도 정상·저체중인 사람들이 미용 목적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진료가 확대되면서, 키와 몸무게에 대한 정보 등 위고비 처방 시 기본적으로 확인해야 할 절차가 무시된 채 암암리에 처방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비만이 아닌 사람들까지 sns 등을 통해 어려움 없이 위고비를 입수했다는 후기도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 불법 유통 의약품, 안정성·효과 보장 못 해..."규제와 교육 필요"
이정규 부산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glp-1 수용체 작용체는 기존 비만 치료제에 비해 비교적 안전한 약물로 알려져 있고 체중 감량 효과가 크기 때문에 현재 각광을 받고 있지만, 모든 임상 연구들은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것이기 때문에 치료 대상이 되지 않는 비만 환자나 미용목적으로의 투여는 권고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온라인에서 불법 유통되는 의약품은 위조 의약품일 가능성이 높고 변질 및 오염 등의 우려가 있어 안전성과 효과를 보장할 수 없다. 또한 불법 유통되는 약물을 투약 시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어떠한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없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하이닥 내과 상담의사 이이호 원장은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와 삭센다의 온라인 불법 유통은 여러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약물의 합법적이고 안전한 사용을 위한 규제와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고, 정식 경로를 통해 약물을 구매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도움말 = 이정규 교수(부산대 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이호 원장(창원 파티마 병원 내과 전문의)